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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9. 23(화) 한자와 명언 禪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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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속뜻사전
작성일25-09-23 10:21 조회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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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9. 23(화) 

한자와 명언(2207)   

  禪 讓

*물려줄 선(示-17, 3급) 

*넘겨줄 양(言-24, 3급)


맹자는 일찍이 리더의 자리에 있는 사람의 개인적인

 도덕성과 인품이 결코 개인적인 문제에 그치지 않으며, 

사회 공동체 전체의 선악(善惡)과 흥망(興亡)을 좌우하는 핵심적인 요소임을 강조하였다. 

‘왕위를 선양하기로 결정하였다’의 ‘禪讓’에 대해 요모조모 알뜰살뜰 알아본 다음에 맹자의 관련 명언을 소개해 본다. 


禪자는 하늘에 대한 ‘제사’(祭天, sacrificial rites for the heavens)를 뜻하기 

위한 것이었으니 ‘제사 시’(示)가 의미요소로 쓰였다. 


單(홑 단)이 발음요소로 쓰인 것임은 蟬(매미 선)도 마찬가지다. ‘물려주다’(abdicate)는 뜻으로도 쓰인다. 


讓자가 원래는 말로 ‘꾸짖다’(scold)는 뜻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었으니 ‘말씀 언’(言)이 의미요소로 쓰였다. 襄(도울 양)은

 발음요소일 따름이다. 후에 ‘사양하다’(decline) ‘넘겨주다’(hand over) ‘겸손하다’(modest) 등으로 확대 사용됐다. 


禪讓은 ‘물려주거나[禪] 넘겨줌(讓渡)’을 뜻한다. 주로 임금의 자리를 물려주는 것을 이른다. 양위(讓位)도 같은 뜻으로 쓰인다. 


앞에서 예고한 맹자 명언을 하나 옮겨 본다. 지도자가

 어질지 못하면 그의 악한 생각과 행동이 법과 제도를 통해 사회 

전체에 퍼져나가게 되고, 백성들이 그릇된 것을 보고 배우게 만들어 결국 사회 전체의 도덕적 기준을 무너뜨리고 큰 혼란을 야기한다는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이다. 


“어질지 못한 자가 높은 자리에 앉으면, 

 그 악덕을 뭇사람들에게 퍼뜨린다.”

 不仁者在高位, 

 是播其惡於衆也. 

  -‘孟子’․ 離婁上


● 필자 : 전광진, 성균관대 명예교수  

▶ [추신] 맹자의 지적에 대한 인공지능(제미나이)의 보충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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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연의>에서 "不仁者在高位, 是播其惡於衆也" (어질지 못한 자가 

높은 자리에 있는 것은, 그 악을 여러 사람에게 전파하는 것이다)라는 맹자의 경고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인물은 단연 동탁(董卓)입니다.


동탁의 사례는 한 개인의 잔혹함이 어떻게 국가 

시스템 전체를 무너뜨리고, 

천하를 수십 년간의 전화(戰火) 속으로 몰아넣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1. 동탁, '자리에 오른 불인자(不仁者)'의 전형

동탁은 십상시의 난을 구실로 군대를 이끌고 수도 낙양에 들어와, 

어린 헌제(獻帝)를 허수아비로 세우고 스스로 상국(相國)이

 되어 조정을 완전히 장악합니다. 이로써 그는 누구도 제어할 수 없는 절대적인 '고위(高位)'에 오르게 됩니다.


2. 그의 악(惡)은 어떻게 전파되었는가 (播其惡於衆)

동탁의 악행은 단순히 개인적인 잔혹함에 그치지 않고, 국가의 근간을 흔드는 '악의 전파' 과정 그 자체였습니다.


(1) 황제 폐위와 권위의 파괴: 동탁은 소제(少帝)를 멋대로 폐하고 헌제를 옹립했습니다.

 이는 황제의 신성함과 국가의 정통성을 스스로 짓밟은 행위였습니다. 

최고 권력자가 먼저 국가의 질서를 파괴하자, 전국의 제후들에게 

'이제 힘만 있으면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인식을 심어주었습니다. 이는 중앙 정부의 권위가 완전히 소멸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2) 공포 정치와 인간성 말살: 그는 반대하는 신하들을 끓는 

기름 가마에 던지거나 사지를 찢는 등 잔혹하게 살해했습니다.

 연회 자리에서 포로의 혀를 자르고 눈을 파내는 것을 즐기는 모습은, 

최고 지도자의 비인간성이 사회 전체의 도덕적 기준을 어떻게 마비시키는지를 보여줍니다. 

이러한 폭정은 백성들의 삶을 파괴했을 뿐만 아니라, 인륜과 도덕의 가치를 무너뜨렸습니다.


(3) 경제 파탄과 백성의 수탈: 동탁은 낙양의 부호들을

 역적으로 몰아 재산을 빼앗고, 역대 황제들의 능묘까지

 도굴했습니다. 또한 동상과 종을 녹여 '오수전'이라

는 불량 화폐를 만들어 경제를 극심한 혼란에 빠뜨렸습니다. 

지도자의 탐욕이 국가 경제 시스템을 파괴하고 그 고통을 고스란히 백성(衆)에게 전가한 것입니다.


(4) 반동탁 연합군 결성과 군웅할거 시대의 개막: 동탁의 악행이 극에 달하자, 

원소(袁紹)를 중심으로 한 전국의 제후들이 연합군을 결성하게 됩니다. 

이는 동탁이라는 하나의 '악'에 대항하기 위해 또 다른 무력 집단들이 

난립하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결국 동탁 토벌은 실패로 돌아가고,

 제후들은 각자의 세력을 키우는 데만 몰두하며 본격적인 군웅할거

 시대를 열게 됩니다. 동탁이 뿌린 악의 씨앗이 마침내 천하 분열이라는 열매를 맺은 것입니다.


♣ 결론: 맹자 경고의 현실화

결론적으로 동탁은 자신의 권력을 사리사욕과 잔혹 행위에 사용함으로써

 한나라의 질서와 권위를 완전히 파괴했습니다. 

그의 '불인(不仁)'함은 그가 차지한 '고위(高位)'를 통해 증폭되어, 

전국의 제후들에게 힘의 논리를 각인시켰고, 수많은 백성을 도탄에 빠뜨렸으며, 결국 삼국시대라는 거대한 비극의 서막을 열었습니다.


동탁의 사례는 지도자의 도덕성이 무너졌을 때 

그 악영향이 어떻게 사회 전체로 퍼져나가 시대를 파괴하는지를 보여주는 <삼국지연의> 최고의 실례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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