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7. 31(목) 한자와 명언 浸潤
페이지 정보
작성자 속뜻사전관련링크
본문
2025. 7. 31(목)
한자와 명언(2174)
浸 潤
*잠길 침(水-10, 3급)
*젖을 윤(水-15, 3급)
단순히 글쓰기와 정치의 우열을 가리는 것을 넘어,
지식인의 역할과 사회적 책임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은 명언이 있는지 알아본다. 먼저 ‘퇴폐한 외래 풍조의
급격한 침윤이 참으로 걱정스럽다’의 ‘침윤’은 도무지 무슨 뜻인지를 추론할 수 없기에 ‘浸潤’이라 옮겨서 하나하나 야금야금 뜯어본 다음에!
浸자는 물에 ‘잠기다’(soak in)는 뜻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었으니
‘물 수’(水)가 의미요소로 쓰였다. 오른쪽의 것이 발음요소로 쓰인
것임은 侵(침노할 침)도 마찬가지다. 후에 ‘스며들다’(penetrate) ‘젖다’(wet) 등으로도 확대 사용됐다.
潤자는 물에 ‘젖다’(get wet)는 뜻을 위한 것이었으니 ‘물 수’(水)가
의미요소로 쓰였다. 閏(윤달 윤)은 발음요소일 따름이다. 후에 ‘적시다’(moisten) ‘번지르르하다’(lustrous) ‘더하다’(increase) 등으로 확대 사용됐다.
浸潤은 ‘물기가 스며들어[浸] 젖음[潤]’이 속뜻인데,
‘어떤 풍속에 차차 젖어 들어감’, ‘사상이나 병균 따위가 차차 번져 나감’을 뜻하는 것으로도 쓰인다.
당송팔대가 중 한 명으로 위대한 문장가이자 학자였던
구양수(1007-1072)의 평전에 나오는 명언을 소개해 본다.
실질적인 개혁과 백성의 삶에 이바지하는 정치 참여의 중요성을 강조한 구양수의 실사구시적이고 경세제민의 철학이 잘 드러내는 대목이다.
“글을 잘 쓰면 한 몸을 적셔줄 따름이지만,
정치를 잘 하면 천하 만물에 혜택을 준다.”
文章止於潤身,
政事可以及物.
- ‘宋史’ㆍ歐陽修傳
● 필자 : 전광진, 성균관대 명예교수
▶ 삼국지 등장 인물 가운데 위와 같은 구양수의 정치 철학을 구현한
사람이 있는지를 AI(제미나이)에게 물어보았더니 아래와 같이 답해 주었다.
(삼국지 본문이 궁금한 분은 네이브 블로그 <삼국지 공부방>을 방문해 보시기 바람)**********
구양수의 철학, 특히 "文章止於潤身, 政事可以及物 (문장은 자신을
수양하는 데 그치지만, 정치는 세상 만물에 미칠 수 있다)"는 그의
경세제민(經世濟民) 사상을 잘 나타냅니다. 즉, 개인적인
학문이나 명예보다는 실제 백성과 사회에 이로움을 줄 수 있는
정치적 실천을 중요하게 여겼다는 것이죠. 이러한 구양수의 철학에 비추어 볼 때, 『삼국지연의』의 등장인물 중 다음과 같은 인물들이 관련이 깊다고 할 수 있습니다.
1. 제갈량 (諸葛亮):
(1) 가장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제갈량은 유비가 "삼고초려"하며
찾아갔을 때 은둔 생활을 하던 선비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단순히 학문적 깊이나 개인적 명성을 추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천하삼분지계(天下三分之計)"를 제시하며 난세에 직접 뛰어들어 촉한의 재상으로서 유비를 도와 나라를 다스리고 백성을 안정시키는 데 힘썼습니다.
(2) 그의 지략은 물론이거니와, '출사표'에서 나타나는
충성심과 나라를 위한 헌신, 그리고 백성을 위한 실질적인
정책 추구는 구양수가 말한 '정사가이급물'의 정신과 매우 일치합니다. 그는 학자적 소양을 바탕으로 정치적 실천을 통해 세상을 이롭게 하려 했습니다.
2. 조조 (曹操):
(1) 조조는 난세의 간웅으로 불리지만, 그의 초기 행보와 통치
방식을 보면 구양수의 철학과 맞닿는 면이 있습니다. 조조는
한나라 말기의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봉기했으며, 능력 위주의 인재 등용, 둔전제(屯田制) 실시를 통한 농업 생산력 증대, 법치 확립 등을 통해 당시
황폐해진 백성들의 삶을 안정시키고 사회 질서를 회복하려 노력했습니다.
(2) 그는 유교적 명분보다는 실용적인 정치와 현실적인 문제 해결에 중점을
두었으며, 이는 '정사가이급물'의 실천적 측면과 통합니다. 비록 잔혹한 면모도 있었지만, 그의 통치 행위는 분명히 '세상 만물에 미치는' 영향을 가져왔습니다.
3. 순욱 (荀彧):
(1) 조조의 참모 중 한 명인 순욱은 '왕좌지재(王佐之才)'라 불릴
정도로 뛰어난 전략가이자 행정가였습니다. 그는 단순한 모사가
아니라, 조조가 천하를 통일하고 백성을 안정시키는 데 필요한 실질적인 정책과 제도를 구상하고 실행하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2) 그는 한나라를 재건하고자 하는 이상을 가지고 조조를 도왔으며,
그의 역할은 철저히 정치적 실천을 통해 혼란한 시대를 바로잡으려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구양수의 '정사가이급물'의 가치와 일치합니다.
♣ 이들 인물들은 단순히 개인적인 지식이나 학문에 머무르지
않고, 자신이 가진 능력을 현실 정치에 투사하여 사회와 백성에게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는 점에서 구양수의 철학과 깊은 관련성을 찾을 수 있습니다.
***************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