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5. 30(금) 한자와 명언 路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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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5. 30(금)
한자와 명언(2130)
路 幅
*길 로(足-13, 6급)
*폭 폭(巾-12, 3급)
‘노폭이 좁다/노폭이 넓다/이 도로는 노폭이 6미터이다/노폭을 넓히는 공사를 하다’의 ‘노폭’은?
①路輻 ②露輻 ③露幅 ④路幅. ‘路幅’에 대해 꼼꼼하게 따져보자.
路자는 발로 밟고 가는 바닥, 즉 ‘길’(road)을 뜻하기 위해서 고안된
것이었으니 ‘발 족’(足)이 의미요소로 쓰였다. 各(각각 각)이 발음요소임은 輅(수레 로)도 마찬가지다.
幅자는 옷감의 넓이, 즉 ‘폭’(width)을 뜻하기 위한 것이었으니
‘옷감 건’(巾)이 의미요소로 쓰였다. 오른쪽의 것은 발음요소다.
믿어지지 않으면 輻(바퀴살통 폭)자의 경우를 살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路幅(노:폭)은 ‘도로(道路)의 넓이[幅]’를 이른다. 도로,
즉 길에 관한 명언은 무척 많다. 그 가운데 인재와 직언에 관한 것이 있어 이에 소개해 본다.
“인재의 길은 넓어야지 좁으면 안 되고,
직언의 길은 열려야지 막히면 안 된다.”
賢路當廣而不當狹, 현로당광이부당협
言路當開而不當塞. 언로당개이부당색
- ‘宋史’
● 전광진, 성균관대 명예교수
▶ 인공지능(Gemini)에게 위의 명언이 어디에 나오는가를 물어 보았더니,
“만언봉사(萬言封事)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만언봉사'는 1583년(선조 16년)에 율곡 이이가 당시 국정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혁 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임금에게 올린 장문의 상소입니다.”라고 답하길래,
송사․교행간전(宋史․喬行簡傳)에 나온다는 설이 있던데라며 다시 물었더니 아래와 같이 솔직하게 답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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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賢路當廣而不當狹, 言路當開而不當塞"이라는 구절의 원 출처는 『송사(宋史)』 권 412 「교행간전(喬行簡傳)」이 맞습니다.
이 구절은 교행간이 당시 황제에게 올린 상소나 대화에서 인재 등용과
언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했던 말입니다. 이것이 '천하의 공론'이라고까지
언급되는 것을 보면, 당시 송나라에서 인재 등용과 언로 확보가 매우 중요한 정치적 덕목으로 여겨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율곡 이이 '만언봉사'와의 관계
그렇다면 율곡 이이의 '만언봉사'에는 왜 같은 구절이 나올까요?
이는 율곡 이이가 송나라의 성리학 사상과 중국의 고전, 역사서를 깊이 연구하고
계승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송나라 시대는 성리학이 크게 발전하고 문치주의가
심화되면서 인재 등용과 언로 확보에 대한 논의가 활발했던
시기입니다. 율곡 이이는 『송사』를 포함한 중국의
여러 고전에서 국가 운영의 지혜를 구했고, 교행간의 이 명언을 자신의
'만언봉사'에 인용하거나, 혹은 그 의미를 차용하여 다시금 강조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율곡 이이의 학문이 단순히 조선 내의 문제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동아시아의 보편적인 통치 철학을 바탕으로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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